서유기 월광보합

가끔 어릴 때보던, 그때 한창 티비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홍콩영화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.
내용이 100프로 이해되지 않지만 홍콩, 중국식 액션이라던가, 병맛 개그라던가.
그 시대를 기억나게 하는 분위기.
어릴 때부터 성룡이나 이연걸이 나오는 액션 영화를 엄청 봤고, 남동생을 상대로 따라 하기도 엄청 따라 했었는데.

집에 가만~~히 있다 보니 그때의 분위기가 생각나고, 웨이브에서 유목민처럼 떠돌다 보니 눈에 보이는 그 이름.

서유기.

나에게 서유기의 손오공은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! 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인물이 독보적인데,
1995년 주성치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있어
병맛의 느낌을 느끼고자 시청.

영화의 제목은 주성치의 서유쌍기
월광보합과 선리기연의 2개의 시리즈물이다.

그 중 월광보합.

욕심을 부린 손오공은 담상장의 희생으로 인간 지존보로 환생한다.
지존보는 산적의 우두머리로 거미요괴와 백골요괴 백정정의 하수가 되었다가 우마왕의 등장으로 어쩔 수 없이 한 배를 타게 된다.
우마왕과의 쫓고 쫓기는 관계 속에 백정정과 손오공의 전생에서의 인연을 알게 되고 백정정이 그간 환생한 손오공을 찾아다닌 이유를 알게 되는 지존보.
백정정은 지존보가 환생한 손오공이라 믿어 그를 위험에서 도와주고 그 과정에 거미요괴의 독에 중독.
지존보는 백정정을 도와야겠다,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느껴 거미요괴에게 도와달라고 하지만 백정정과는 그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고 그녀는 자살을 한다.
지존보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상황을 해결하고자
일전에 얼결에 발견한 월광보합으로 과거를 돌아가길 수차례 중 너무 먼 과거로 가 버린 지존보.
손오공이 존재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반사대선과 만나게된다.


이야기 엄청 장황하다.
내가 다 이해했나 의심돼서 네이버로 내용 확인하다 헉. 모르던 사실까지 알게 됐다 ㅋㅋ

거미요괴 춘삼십낭과 지존보의 오른팔 이당가는 얼떨결에 아기를 낳게 되는데 그 아기가 당삼장.

난 몰랐어 몰랐어.

게다가 얽히고설키고 내용이 아주 중구난방이다.
B급 of B급 유머에,
12세 관람가임에도 성인 유머도 있고,
추억의 CG에 빵 터짐.
거미 요괴가 움직일 때 대놓고 거미 인형.. ㅋㅋㅋ
난 이때의 감성을 원한 게 맞았어.

내용을 잊고 보다보면 허! 하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짓다가도 웃기네 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되고

주성치의 뽀얀 피부결에 아, 이 사람 잘생겼던 사람 맞았네. 싶다가,
와. 도저히 내용은 모르겠다 포기하는 순간이 온다.

진짜 내용 따위 모르겠고 어이없이 웃음만 쫓고 싶을 때 보게 되는 주성치 영화.
어릴 때는 이 유머코드를 이해하지 못해 영화 보면서 많이 잤는데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이젠 허! 하면서 웃게 된다.

서유기라는 소재와 배경으로 만든,
요괴와 환생한 손오공의 사랑이야기로 느껴진다.

월광보합을 보다 보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아 part2 선리기연에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를 하게 되는데,

가볍게 추억의 B급에 젖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 추천.